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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송병락 교수의 '승자병법'] 고졸 마오쩌뚱이 엘리트 군인 장제스를 이긴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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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24 (토) 1:1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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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Weekly BIZ] [송병락 교수의 '승자병법'] 고졸 마오쩌뚱이 엘리트 군인 장제스를 이긴 길은…
입력 : 2012.03.23 13:48
마오쩌뚱의 경쟁전략
항상 야간·산악지 전투…학벌 좋은 군대 상대해 적과 다르게 싸워
아메리칸 인디언의 비극
英·佛전쟁 때 프랑스편 독립전쟁 땐 영국편 들어 종전 후 모진 보복 당해


송병락 서울대 명예교수
인류 역사상 가장 비참하게 몰락한 인종을 꼽자면 아메리카의 그 광활하고 아름다운 땅을 다 빼앗긴 채 쇠락한 인디언일 것이다. 그들이 잘못된 이유는 먼저 영국과 프랑스가 미국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을 때, 프랑스 편을 든 것이다. 인디언들은 열심히 싸웠으나 프랑스의 패배 후 인디언들은 영국군의 모진 보복을 받고 세력이 급감했다. 세월이 흘러 미국 독립전쟁이 시작되자, 지난번 전쟁에서 영국 편을 들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여겼던 인디언들은 이번엔 영국 편을 들어 성심성의껏 싸웠다. 하지만 영국은 패퇴했고, 종전 후 인디언들은 또다시 미국인들의 모진 보복을 받았다. 심지어 앤드류 잭슨(Jackson) 미국 대통령은 1830년 '인디언 제거법(The Indian Removal Act)'을 만들어 그들을 삶의 터전에서 강제로 내쫓았다. 인디언들은 전쟁에서 편을 잘못 들어 엄청난 타격을 받고 결국 몰락하게 됐다.

인디언의 멸망이 보여주듯,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개인이나 기업, 국가에 생과 사, 승과 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만약 김연아 선수가 역도 선수의 길을, 장미란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선수의 길을 갔다면 어떠했을까? 그들은 스스로 갈 길을 잘 선택해서 세계 최고 스타가 됐다. 그런데 갈 길을 정했다면 어떻게 가야 하는가도 잘 정해야 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전략'과 '전술'이다. 경영학의 시조인 피터 드러커(Drucker) 교수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는 전략이고, 어떻게 가야 하는가는 전술이다"고 정의했다.

대한민국은 국가경제전략으로는 자본주의를, 전술로는 수출주도형 공업화를 각각 선택했다. 그 덕분에 1962년 1인당 국민소득 87달러의 세계 최빈국에서 2010년 1인당 소득 2만759달러의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기적 같은 성공을 했다. 반대로 남미 여러 나라는 전술은 수입대체형 공업화를 택했으나, 전략은 자본주의인지 공산주의인지 확실하지 않아 성공과 실패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전략과 전술이 모두 옳다 하더라도 '손자병법'이 강조하듯 그 속에 허(虛)와 실(實)이 있다. 중요한 것은 허는 찾아서 실로 바꾸어 가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길을 갈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경쟁전략' 분야의 세계 랭킹 1위인 마이클 포터(Porter)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두 가지 방도를 제시한다. 하나는 경쟁자와 같은 것을 더 잘, 그리고 더 많이 하는 것으로, 포터 교수는 이를 오퍼레이션(operation)이라고 명명했다. 또 다른 하나는 다른 것을 하거나, 같은 것을 다르게 하는 것인데, 이를 '경쟁전략'이라고 말했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이 두 가지를 다 잘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오퍼레이션은 경쟁자도 잘할 수 있으므로 차별화가 어렵다. 확실한 차별화는 경쟁전략뿐이다. '손자병법'이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포터 교수가 강조하는 또 다른 승자(勝者)의 비법은 '비교우위'가 아니라 '경쟁우위'(경쟁력)라는 것이다. 자원 등 눈에 보이는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비교우위이고, 두뇌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경쟁우위인데, 이 경쟁우위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경쟁전략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베트남 전쟁 때 베트남은 군인, 무기, 보급물자 등 눈에 보이는 것에서는 모든 분야에서 미국에 비해 열세(劣勢)였으나 승자가 됐다. 이것이 바로 베트남의 경쟁전략이다. 과거 한국은 일본에 비해 생선, 일본은 한국에 비해 전자(電子)제품에 비교우위가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반대가 되었다. 그렇게 된 이유는 한국인의 경쟁전략 덕분이다.

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 예를 하나 보자. 30대 직장인들 중에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학벌이나 입사 성적도 괜찮고 보고서 작성, 업무 태도, 프레젠테이션 등 회의 발표 등도 잘한다. 다른 입사 동기는 여러 면에서 나보다 못한데 승진도 빠르고 잘 나간다. 나는 왜 제자리걸음일까?" 우선 학벌이나 입사 성적은 눈에 보이는 것으로 비교우위이며, 보고서 작성·업무 태도·프레젠테이션은 전략이 아니라 오퍼레이션과 관련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승자가 되려면 경쟁전략을 알아야 하는데, 이 직장인은 전략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다.


일러스트= 이동운 기자dulana@chosun.com
'경쟁전략'을 잘 알고 활용해서 승자가 된 사례는 많다. 마오쩌둥(毛澤東)은 고졸 학력임에도 중국 대륙의 패권을 둘러싼 전쟁에서 일본 육사 출신의 엘리트 군인인 장제스(莊介石)를 물리치고 승자가 됐다. 바로 적과 다른 방법으로 싸울 줄 알았던 덕분이다.

"적이 다가오면 물러나고, 멈추면 교란하며, 피하면 공격하고, 물러나면 추격한다(敵進我退, 敵停我擾, 敵避我攻, 敵退我追)'는 그의 '16자(字) 전법'이 비밀병기였다. 그는 학벌ㆍ가문ㆍ용모가 좋은 군대는 야간전투, 산악지 전투를 싫어하므로 항상 그런 전투만 골라서 했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에서 프랑스군과 미군을 모두 물리치고 승리한 보구엔지압(武元甲) 장군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싸워서 승자가 되었다. 한국의 개인, 기업 가운데 경쟁전략을 잘 활용해서 세계 정상에 올라가는 숫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이들을 외국 기준에 맞게 뜯어고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외국과는 다른 전략과 전술로 더 많이 정상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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